묘하고 달콤한 동거

솔직히 요즘 좀 묘한 기분이 들어요. 엄마 친구 두 여인과의 기묘한 동거. 달콤하면서도 위태로운, 마치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리는 그런 나날들을 보내고 있거든요.

"안녕하세요, 올해 30살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에요." 제 인생이 이렇게 꼬일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죠. 정말이에요.

문제는 얼마 전부터 살던 원룸 건물 주인이 바뀌면서 시작됐어요. 리모델링을 한다며 갑자기 방을 빼 달라는 통보를 받은 거예요. 부랴부랴 집을 알아보러 다녔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던 어느 날, 답답한 마음에 운동 삼아 자전거를 타고 동네 골목길을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어요. 그렇게 페달을 밟던 중 2층 양옥집 앞에서 저절로 자전거가 멈춰 섰고, 대문 옆에 작게 붙어 있는 '임대문의'라는 문구가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낡은 담쟁이덩굴이 붉은 벽돌을 뒤덮고, 정원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모습이 정말 그림 같았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홀린 듯 초인종을 눌렀죠.

"누구세요?" 나지막한 여성의 목소리가 인터폰 스피커에서 흘러나왔어요.

"저… 빈방 있다고 해서 한번 보려고요."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육중한 나무 대문이 천천히 열렸어요. 대문 안쪽에는 40대쯤 되어 보이는 중년 여성이 서 있었어요. 긴 흑발에 수수하지만 곱상한 모습, 마치 배우 김성령 님이 튀어나온 듯 묘하게 닮아 있었죠.

"누가 지내실 거죠?"

"저요."

그녀는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말했어요. "저희 집엔 여자만 살아서 남자 혼자 사시는 건 좀 곤란한데요."

저도 모르게 아쉬움이 들었죠. 그런데 그 순간, 그녀의 얼굴이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졌어요. 윤주 이모! 기억 속 예전 동네 슈퍼 집 딸. 엄마 친구 사이였던 분이었죠.

"저… 정태예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그녀는 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눈을 크게 뜨며 놀라더니, "어머, 너 정말로 정태니? 동란이 아들?"라고 말했어요.

"윤주 이모 맞으시죠?"

그녀는 활짝 웃으며 "그래, 나 윤주 이모야!" 하며 저를 와락 껴앉았죠. "어머, 코 질질 흘리던 그 꼬맹이가 이렇게 컸어?" 어깨를 잡고 빙글빙글 돌며 감격했죠.

"그래, 요즘 어떻게 지내?" 이모는 물었고, 저는 대답했어요. "그냥저냥… 주말엔 자전거 타요."

이모는 이어서 묻더군요. "넌 장가갔니?" 저는 "아직이요."라고 답했고, 이모는 "그래, 혼자 자취하면 밥은 제대로 챙겨 먹니?"라 하셨어요.

그리고 갑자기 이모가 제안했어요. "너 그럼 우리 집에 들어와서 살래?" 순식간에 이상한 운명처럼 2층 복층 구조 원룸 대신 이모들 집에 동거하게 되었죠. 월세는 없었어요.

2층 복층 구조. 내부 계단이 있었지만, 미처 막지 않았어요. 덕분에 1층과 2층 자유롭게 드나들며 지내게 되었죠.

짐은 PC, 자전거, 옷 몇 벌뿐. 이사 당일, 이모들은 수건·침구·커피 믹스까지 챙겨주었죠. 정말 엄마처럼 따뜻하셨어요.

그때 현관문이 열리더니 밝고 활기찬 목소리가 울렸어요. "언니, 나 왔어!" 등장한 이는 서연 이모. 꽃무늬 원피스에 짙은 립스틱. 즉각 다가와 와락 안았죠.

"정태는 요즘 뭐 해?" "회사 다녀요, 작은 IT 회사요."

이모들은 둘 다 제게 관심이 많았어요. 식사는 거실에서 함께했고, 이모들의 성격차가 확실했어요. 윤주는 침착한 반면, 서연은 활발하고 자유로웠죠.

생활은 정말 좋았어요. 아침엔 윤주 이모가 밥과 국을 차려주고, 저녁엔 서연 이모와 치맥 하며 웃었죠. 집이 풍요로웠어요. 서로가 가족 같았고요.

윤주는 조용한 아침 산책, 정원 가꾸기, 자기만의 시간을 즐겼어요. 반면 서연은 요가, 친구들과의 약속, 드라마와 등산까지 활동적이었죠. 옷차림도 완전히 달랐어요.

어느 날 서연 이모가 브이넥 상의를 입고 왔어요. 저는 저도 모르게 시선이 갔죠. 그러자 서연 이모가 장난스럽게 물었어요. "지금 어디 보는 거야?" 저는 솔직히 대답했죠. "이모가 그렇게 입은 건 나 보라는 뜻 아니었어요?" 서연 이모는 "남자는 다 늑대라더니…"라며 웃었어요.

저녁 어느 날, 윤주 이모가 조용히 물었어요. "정태는 여자 친구는 있니?" 저는 "아직 없어요."

이모는 "어떤 여자를 좋아하니?"라고 했고, 저는 "이모 같은 사람, 착하고 이쁘고 말 잘 통하는 사람요."라고 말했죠.

그리고 용기 내어 고백했어요. "이모, 재혼 생각 있으시면 저랑 해요." 이모는 웃으며 넘겼지만, 언제부턴가 저와 윤주 이모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어요.

주말 오후, 서연 이모가 외출한 날, 윤주 이모와 둘이 집에 있었어요.

"이모, 외롭지도 않아요?"

윤주 이모는 잠시 망설이다가 "외롭다면 외롭겠지… 너 여자 친구 만나라"라고 말했어요. 저는 심장 뛰는 목소리로 물었어요. "그럼 이모랑 즐기면 안 돼요?"

그 대답은… 이모는 붉어진 얼굴로 "정태, 네가 진심이었구나…"라고 말했고, 그날 이후 우리는 비밀스럽고 묘한 관계를 갖게 되었어요.

하지만 이 관계는 곧 깊어질 수밖에 없었죠. 서연 이모도 언젠가는 눈치챌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느 주말, 윤주 이모가 지인 결혼식 참석으로 집을 비운 날, 서연 이모가 저를 거실로 불렀습니다.

"정태야, 너 혹시 윤주 언니랑 무슨 사이 아니니?"

저는 긴장하며 대답했어요. "사귀는 건 아니에요, 그냥 조카‑이모 같은 사이죠."

그러자 서연 이모가 놀랍게도, "솔직하게 말해 봐. 너희 둘 뭔가 수상해."라고 직구를 던졌고, 저는 결국 털어놨어요.

"사실은… 나 윤주 이모 좋아해요."

서연 이모는 잠시 침묵하다가, "그래, 뭐 그럴 수도 있지."라며 쿨하게 답했어요. 그리고 말했죠. "조건이 하나 있어."

"조건?" 제가 묻자, 서연 이모는 단호하게 말했어요. "나도 너랑 데이트하고 싶어."

저는 어안이 벙벙했죠. "이모, 진짜요?"

서연 이모는 눈을 반짝이며, "나 진심이야. 나도 외롭거든. 너 매력 있잖아."라며 고백했어요.

그 순간 저는 결심했어요.

"좋아요, 이모. 이모랑 데이트할게요."

서연 이모는 만족해하며 말했어요. "그럼 우리 내일부터 1일이야."

결국 저는 두 여인, 윤주 이모와 서연 이모와 얽히고설킨 위험하고도 달콤한 삼각 관계 속으로 깊이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아찔할 만큼 **매혹적인 미로** 속에서, 저는 무엇을 택할지 모르는 도박을 시작한 거예요.

사랑은 때로는 가장 아름다운 거짓말이다.